
오는 3월 27일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통합돌봄 제도’가 우리 사회 돌봄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꿀 전망이다. 보건복지부가 전국 229개 시군구의 준비 상황을 점검한 결과, 조례 제정과 인력 배치 등 필수 기반이 대부분 구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 “소득보다 돌봄 필요도가 우선”…패러다임 전환 신호탄
그동안 복지 혜택은 기초생활수급자 등 저소득층 중심으로 제공되어 왔지만, 새로운 제도는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돌봄이 얼마나 필요한가’를 핵심 기준으로 삼는다.
예컨대 갑작스러운 질병이나 노쇠로 돌봄이 절실하지만 지원을 받지 못했던 중산층 어르신이나 장애인도 지원 대상이 될 수 있다.
지자체는 대상자가 신청하면 의료·요양·돌봄 필요도 조사를 실시하고, ‘통합지원회의’를 통해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를 결정한다. 복지 전문가들은 “공급자 중심의 획일적 서비스에서 벗어나, 실제 생활 여건에 맞춘 수요자 중심 돌봄으로 진화했다”고 평가한다.
◆ 광주·대전 준비율 100%…일부 지역 보완 필요
복지부에 따르면 광주광역시와 대전광역시는 해당 지역 모든 자치구(구·군)가 조례 제정과 전담 조직 구성, 인력 배치를 100% 마쳤다. 특히 광주는 시-자치구-의료기관이 공동 운영하는 협의체를 통해 지역 특화형 통합돌봄 모델을 꾸준히 다듬어 왔다.
반면, 시범사업에 늦게 참여한 일부 지자체는 인력 확보나 운영 체계 정비가 다소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 3월 전까지 보완이 요구된다.
◆ 정부 예산 13배 확대…‘살던 곳에서 노후’ 지원
정부는 올해 통합돌봄 예산을 전년 71억 원에서 914억 원으로 대폭 늘렸다. 이 가운데 620억 원은 지자체 서비스 확충에 사용되며, 전국적으로 5,346명의 전담 인력이 배치된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통합돌봄은 지자체와 정부가 함께 설계하는 새로운 돌봄 체계”라며 “준비 상황을 국민께 투명하게 알리고 차질 없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 지역 사회 변화와 과제
통합돌봄이 본격 시행되면 돌봄의 중심은 병원과 시설에서 재가(在家) 및 예방 중심으로 옮겨간다. 어르신들은 익숙한 동네에서 의료·요양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가족의 돌봄 부담도 줄어든다.
다만 일부 지역 전문가들은 “시범사업 기간 축적된 데이터를 지역 간 공유하고, 민간 돌봄인력과의 협업 체계를 정비해야 실효성 있는 돌봄망이 완성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통합돌봄 제도의 출범은 ‘소득기준 중심 복지’에서 ‘돌봄 필요 중심 복지’로의 이행을 의미한다. 오는 3월, 이 제도가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신속히 정착할지가 향후 한국 사회 복지정책의 방향을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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