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은 응급실에 내원한 자살시도자에게 응급치료부터 퇴원 후 사후관리까지 통합 제공하는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 참여 병원을 기존 95개소에서 100개소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자살 재시도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을 응급실 단계에서부터 밀착 관리하여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다.

해당 사업은 지난 2013년 25개 병원에서 최초로 시작된 이후 지속적으로 규모가 확대되어 왔다. 지난해까지 93개소에서 운영되던 중 올해 초 2개소가 신규 지정되었으며, 이번에 5개 병원이 추가로 참여하면서 총 100개소의 전국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되었다.
◇ 자살 재시도 높은 고위험군, 응급실서 치료·정서 동시 지원
2013년 자살실태조사에 따르면 자살시도자의 자살 위험은 일반인 대비 2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급실에 이송된 자살시도자의 상당수가 신체적 응급치료만 받은 채 퇴원하여 정서적 상담이나 복지 서비스 등 사후관리로 이어지지 못하는 사례가 많아 재시도 위험에 상시 노출되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이에 따라 사업에 참여하는 병원 응급실에는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가 설치된다. 센터에는 응급의학과와 정신건강의학과 의료진을 비롯해 간호사, 임상심리사, 사회복지사 등 전문 사례관리자가 팀을 구성해 근무한다. 이들은 환자가 내원하는 즉시 신체적 손상에 대한 의료적 치료와 함께 정서적 안정 및 심리·복지 지원을 제공하게 된다.
◇ 4회 상담 시 자살 생각 절반 이하로 뚝… 치료비 지원도 병행
구체적인 서비스 진행 체계를 살펴보면, 자살시도자가 응급실에 오면 응급치료 후 초기상담과 정신과적 위험도 평가가 이루어진다. 이후 환자의 동의를 바탕으로 병원 기반의 단기 사례관리 상담이 최대 4회 제공되며, 최종적으로 자살예방센터나 정신건강복지센터 등 지역사회 전문 기관으로 연계되는 구조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4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 결과보고서」에 의하면 사후관리 서비스의 효과성은 객관적인 수치로 증명되었다. 지난해 사업 참여 병원에 내원한 자살시도자 22,837명 중 약 63.1%에 해당하는 14,414명이 서비스에 동의하여 사례관리를 받았다.
사례관리를 4회 완료한 환자들을 분석한 결과, 자살 생각을 가진 비율은 기존 28.8%에서 13.8%로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또한 자살 위험도가 '상'으로 평가된 고위험군 비율 역시 17.0%에서 5.3%로 3분의 1 이하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경제적 부담으로 치료를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예산 지원도 함께 이루어진다. 자살시도로 발생한 신체 손상 치료비와 정신과 진료비에 대해 1인당 연간 100만 원 이내의 의료비가 지원된다.
◇ 현장 긴급복지 지원 주체 확대로 신속성 높여
보건복지부와 재단은 이번 사업 확대를 위해 자살시도자 내원율이 높은 주요 병원들을 직접 방문해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해 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관련 고시 개정을 통해 제도적 사각지대 해소에도 나섰다. 갑작스러운 위기로 생계 유지가 곤란한 저소득 가구에 생계·의료·주거비 등을 지원하는 '긴급복지지원제도'의 신청 주체를 기존 자살예방센터 종사자에서 응급실 내 생명사랑위기대응센터 종사자까지 확대했다. 이를 통해 응급실에 내원한 고위험군이 퇴원 전 현장에서 곧바로 긴급복지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연계 체계를 단축했다.
보건복지부 정책 관계자는 "가장 힘든 순간에 응급실을 찾은 이들에게는 단순한 의학적 치료를 넘어 사회로 다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촘촘한 안전망이 필수적"이라며, "자살시도자들이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도록 전국 응급실 안전망을 지속해서 공고히 다져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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