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6년 11월 2일 월요일

뉴스인피플(N.I.P)
심층리포트

[심층리포트]통합의대 중재안, ‘현실적 절박함’과 ‘1시간 원거리’ 한계 사이

- 인수위 ‘1개 의대·2개 병원’ 단계적 합의안 제시…동·서부 동시 만족 겨냥 - 캠퍼스-병원 간 ‘장거리 이원화’에 따른 임상 교육 효율성 저하 우려 대두 - 수천억 원대 재정 조달 및 정부 병상 승인이 2단계 완성의 최대 분수령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오랜 난제였던 지역 내 국립의대 신설을 두고 ‘단계적 중재안’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가 목포대학교와 순천대학교에 제안한 이번 안은 단일 의과대학을 설립하되 동·서부권에 대학병원을 순차적으로 확충한다는 점을 골자로 한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 이미지자료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 이미지자료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그러나 이는 지역 균형 발전과 합의 도출을 위한 현실적 고육지책이라는 평가와 함께, 물리적 거리로 인한 교육·의료 효율성 저하라는 우려를 동시에 낳고 있다.

인수위와 통합특별시가 제시한 이번 전략의 본질은 ‘선(先) 분리 설립, 후(後) 인프라 완성’으로 요약된다. 먼저 한 대학에 대학본부와 의과대학을 두고 다른 대학에 대학병원을 우선 세운 뒤, 중장기적으로 의대 소재지에도 대학병원을 추가로 건립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러한 단계별 전략이 대두된 배경에는 지역 내 필수 의료 공백이 심각해 국립의대 신설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절박함이 깔려 있다. 현재 전남·광주 지역은 응급과 외상, 분만 등 필수 의료 인프라가 취약한 실정이지만, 단번에 모든 기능을 완비하기에는 보건복지부의 수도권·지방 병상 수급 총량 규제와 대규모 국비 투입에 따른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등 현실적인 걸림돌이 산적해 있다. 교육부의 의과대학 설립 예비인증 절차에 소요되는 시간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 이미지자료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 이미지자료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은 최근 열린 청사 관련 타운홀미팅에서 특별시의 목적이 양 지역의 의료 인프라를 함께 확충하는 데 있다고 설명하며, 이번 중재안이 의료 기반을 다지는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정교한 안임에도 불구하고, 의료계와 교육 전문가들은 ‘지리적 이원화’가 가져올 부작용을 강하게 지적하고 있다. 전남 서부권의 목포와 동부권의 순천은 자동차로 이동하더라도 최소 1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원거리 구조다.

이 구조가 현실화되면 의과대학 본원에서는 기초의학 이론 교육이 이루어지고, 1시간 이상 떨어진 다른 권역의 대학병원에서는 임상 실습과 인턴 과정이 진행된다. 이에 따라 의대생들은 본과 진학 후 이론 수업과 병원 임상 실습을 병행하는 과정에서 이동에 따른 막대한 시간적·물리적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다. 교수진 역시 강의와 진료를 위해 두 지역을 주기적으로 왕복해야 하므로, 의대 운영 전반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과거 타 지역에서 캠퍼스와 병원을 분리 운영했던 일부 국립대들이 통합 과정에서 겪었던 극심한 학사 진통이 전남광주에서 재현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결국 이번 중재안이 반쪽짜리 대책으로 끝나지 않고 지역완결형 의료체계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향후 세 가지 핵심 과제가 명확히 해결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목포대와 순천대 양 대학이 지역 이기주의를 내려놓고 의대 본부와 병원의 우선 유치 순서에 대해 대승적으로 합의해야 한다. 이와 함께 교육부의 의대 정원 배정 및 예비인증, 보건복지부의 병상 승인 등 중앙정부와의 행정적 조율을 얼마나 빠르게 이끌어내는지가 관건이다.

가장 중요한 분수령은 확실한 재원 조달 로드맵이다. 2단계 계획인 나머지 한 권역의 대학병원 추가 건립이 추진력을 얻으려면 수천억 원에 달하는 구체적인 예산 확보 계획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차기 정권이나 행정 환경 변화에 따라 표류하며 ‘신기루’에 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역 의료계 일각에서는 물리적 거리로 인한 공백을 메울 원격 협진 시스템 구축이나 학생 주거 지원 등의 구체적인 보완책이 1단계 계획과 동시에 수립되어야만, 주민과 대학 구성원들의 전폭적인 신뢰와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NS 기사보내기

저작권자 © 뉴스인피플(N.I.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