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폭염이 달걀 품질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고온 환경에 달걀이 노출될 경우 단 사흘 만에 신선도가 급격히 떨어지며, 한 번 떨어진 품질은 다시 회복되지 않아 생산부터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냉장 유통망을 도입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은 여름철 폭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달걀 품질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장 및 유통 단계별 품질 변화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폭염기 달걀의 안전한 관리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진행되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름철 외부 온도와 유사한 35도 환경에 노출된 달걀은 신선도 지표인 '호우 단위(HU)'가 보관 3일 만에 72 이하로 떨어졌다. 호우 단위는 수치가 높을수록 신선함을 뜻하며 72 이상이어야 달걀 에이(A) 등급 수준으로 평가받는데, 고온에서는 단 3일 만에 최고 등급 지위를 잃게 되는 셈이다.

35도 온도에서의 품질 저하는 시일이 지날수록 더욱 심각해졌다. 보관 12일이 지난 시점에는 호우 단위가 50 이하로 급락했으며, 그 이후에는 흰자가 물처럼 퍼져 더 이상 신선도 측정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으로 악화되었다. 특히 달걀은 35도 이상의 고온에 단 한 번이라도 노출되면 낮아진 신선도가 다시 회복되지 않는 특성을 보였으며, 온도가 반복적으로 변하는 환경에서는 품질 저하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이와 함께 고온 환경은 달걀 흰자의 산도(pH)도 빠르게 상승시켰다. 35도에서 보관된 달걀 흰자의 산도는 최대 9.29까지 높아져 급격한 품질 저하가 진행되고 있음을 증명했다. 산도 역시 저장 기간과 온도에 비례해 상승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반면, 달걀을 0도에서 10도 사이의 냉장 상태로 철저히 유지한 경우에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 다. 냉장 보관된 달걀은 축산물품질평가원이 규정한 달걀 유통기한인 42일까지도 호우 단위 76 수준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며 에이(A) 등급의 신선도를 안정적으로 이어갔다. 실제로 5도 안팎의 낮은 온도에서 보관한 달걀은 노른자가 높고 탱탱하며 흰자가 진하고 끈적한 상태를 유지했으나, 25도 이상의 높은 온도에 방치된 달걀은 노른자가 낮게 퍼지고 흰자가 묽어지는 현상이 뚜렷하게 관찰되었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여름철 폭염 기간 달걀의 품질 저하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저장 및 운송 단계별 구체적 관리 기준을 정립하고 현장 적용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아울러 육계 분야에서도 고온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급수 관리 기술 등 전방위적인 폭염 대응 연구를 함께 추진하고 있다.
김경운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가금연구센터장은 고온 스트레스가 닭의 성장뿐만 아니라 달걀과 닭고기 품질 전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농가에서 출발해 최종 소비자의 식탁에 이르기까지 유통 전 과정에 적용 가능한 고온 대응 관리 기준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0개의 댓글
회원로그인댓글은 로그인한 회원만 작성할 수 있습니다.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