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은 도시 텃밭이나 화단을 가꿀 때 ‘아주까리(피마자)박’이 포함된 유기질비료를 뿌릴 경우 반려동물이 이를 섭취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20일 밝혔다. 아주까리박은 아주까리기름을 짜고 남은 유기물로 식물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가 풍부하여 비료로 널리 쓰이지만, 원료인 아주까리 씨앗에는 청산가리보다 수천 배나 독성이 강한 치명적인 물질인 ‘리신(Ricin)’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주까리박 비료는 특유의 고소한 냄새가 나고 외형이 사료와 유사한 펠릿 형태로 되어 있어,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이 사료로 착각하고 먹어 폐사하는 등의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왔다. 반려동물이 리신 성분을 섭취하게 되면 구토와 설사는 물론 조직 출혈, 신부전 등이 유발될 수 있어 각별한 사용상 주의가 요구된다.
이에 따라 농촌진흥청은 반려동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유럽의 사료 관리 기준을 준용하여 아주까리박이 포함된 유기질비료 내 리신 함량을 10mg/kg(ppm) 이하로 설정하는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한 상태다. 아울러 비료 포대 앞면에 ‘반려동물이 먹으면 죽을 수 있다’는 경고 문구를 눈에 띄게 표기하도록 표시 기준을 대폭 강화하여 사용자의 경각심을 높여왔다.
정부는 지난 2016년 언론을 통해 유박비료 섭취로 인한 반려동물 연쇄 사망 사건이 전국적인 이슈로 떠오른 이후 지속적으로 규제를 강화해 왔다. 2017년 리신 함량 기준을 최초로 도입한 데 이어, 2020년 6월에는 동물의 출입이 잦은 공원 산책로 등 공공장소에 해당 비료의 살포를 금지하는 행정조치를 취했다. 또한 같은 해 하반기부터는 정부지원 대상 외의 일반 유기질비료까지 리신 점검을 확대하고, 온라인 판매 시 주의사항 안내를 의무화하는 등 유통 관리도 철저히 지도하고 있다.

그러나 농촌진흥청은 법적 기준치 이하의 안전한 제품이라 하더라도 반려동물이 다량 섭취할 경우에는 여전히 위험할 수 있으므로, 실생활 공간에서 반드시 안전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정의 텃밭이나 화단에 비료를 뿌린 직후에는 반드시 흙과 잘 섞거나 위를 흙으로 두텁게 덮어 반려동물이 비료 알갱이를 직접 핥거나 먹지 못하게 차단해야 한다. 산책로 주변의 화단 등에 비료가 살포된 것을 발견했을 때도 반려동물이 코를 대고 냄새를 맡거나 이물질을 주워 먹지 않도록 보호자가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만약 반려동물이 비료를 섭취한 것으로 의심된다면 외관상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그 즉시 가까운 동물병원을 방문해 응급 처치를 받아야 안전하다.
농촌진흥청 농자재산업과 유오종 과장은 “정부 차원에서 리신 함량 기준을 법적으로 마련해 안전성을 대폭 강화했으나, 현장에서의 사고를 원천 예방하기 위해서는 반려 가족의 세심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제도 점검과 현장 홍보를 통해 국민들이 안전하게 농자재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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