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와 순천시는 30일 순천시 연향동 일원에서 ‘순천 연향들지구 도시개발사업 기공식’을 개최하고, 동부권 지역 균형발전과 명품 정주공간 조성을 위한 대규모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30일 순천시 해룡면 대안리에서 열린 순천 연향들지구 도시개발사업 기공식 행사에서 내빈들과 착공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전남도청제공]](/wp-content/uploads/2026/09/771_746_3825.jpg)
이날 행사에는 김영록 전남도지사와 노관규 순천시장, 지역 기관 관계자와 시민 등 300여 명이 참석해 착공을 축하했다.
■ 48만㎡ 규모, 복합도시 조성 나서
연향들지구 도시개발사업은 순천시 연향들 일원 48만8천㎡(약 14만7천 평) 부지에 총사업비 4,319억 원을 투입하는 대형 사업이다.
순천시는 이곳에 1,224세대(예상인구 2,815명) 규모의 주거단지와 관광·상업시설, 공원 등을 조성해 생활·여가·경제 기능이 결합된 ‘복합정주도시’를 구현한다는 목표다.
시는 2025년 도시개발구역 지정을 완료하고, 2028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노관규 시장은 “전남도의 협조 덕분에 순천 발전의 새로운 축이 열렸다”며 “의과대학 신설과 대학 통합 문제 해결에도 연계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영록 지사도 “순천의 마지막 남은 금싸라기 땅에 호텔·리조트를 공급해 동북아 국제행사 유치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 균형발전의 실험, 동부권에 새 축 형성
연향들지구는 순천의 기존 도심(연향·저전)과 신대지구를 잇는 중간지대에 위치해, ‘생활권 중심축’을 완성하는 전략적 결절지로 평가받는다. 전문가들은 해당 사업이 구도심 활성화와 신대지구 편중을 완화하는 공간정책 실험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도시계획 전문가 A씨는 “단순한 택지 공급이 아닌, 도시 내 교통 흐름과 사회적 네트워크를 재편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향후 순천역세권 개발, 대학 연계 캠퍼스타운과의 연동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환경 훼손·교통 혼잡 등 구조적 리스크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지속가능성 논란이 남아있다. 연향들은 오래된 농경지와 습지가 혼재된 지역으로, 일부 구간은 생태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대한민국 생태수도’를 표방하는 순천시가 대규모 토지 성토형 개발을 추진하는 데 대해 환경단체들은 “도시 브랜딩과 정책 방향이 충돌한다”고 우려한다.
교통 문제도 현실적 과제로 꼽힌다. 연향동은 이미 주택밀집도가 높고, 신대지구·조례지구와의 차량 흐름이 얽혀 있어 교통 포화가 우려된다. 시는 순천IC 확장, 내부 순환도로 신설, 대중교통 노선 재편 등을 병행 추진할 방침이다.
분양가 안정 또한 중요한 변수다. 최근 순천 신대지구 신규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가 1,200만 원대를 넘어선 가운데, 연향들지구의 공급가격이 시장 기대와 괴리될 경우 지역 주택시장 불안이 심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 ‘생태도시 순천’ 브랜드, 개발과 공존 가능한가
연향들지구는 단순한 주거사업을 넘어 ‘도시정체성의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많다. 순천은 지난 20년간 ‘생태와 조화된 도시개발’을 핵심 비전으로 삼아왔지만, 이번 사업은 그 철학의 현실적 한계를 드러낸다.
우선, 도시개발법에 따라 추진되는 이번 사업은 환경계획과의 연계가 분절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도시관리계획 단계에서 환경적 영향평가와 녹지축 확보 방안이 명확히 통합되지 않으면, 향후 순천만 국가정원과의 생태 네트워크가 단절될 위험이 있다. 이는 순천의 도시 브랜드를 약화시킬 핵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균형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신도시식 확장이 반복된다면, 순천이 그동안 쌓아온 ‘생활권 내부의 자족적 생태구조’는 흔들릴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개발 규모의 확대가 아니라, 도시 간 기능과 인구의 재배치 전략이다.
정책전문가 B씨는 “지역균형발전의 본질은 건물을 새로 짓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질과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균형 있게 만드는 일”이라며 “연향들지구가 공공주택·문화시설·녹지공간의 통합형 모델로 재설계돼야 순천형 도시성장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번 사업의 성공 여부는 단순한 물리적 완공이 아니라 ‘생태도시 순천’이 개발과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도시정책 모델을 제시하느냐에 달려 있다. 전남도와 순천시는 이제 기공식의 의미를 넘어, 지역사회의 공론과 환경원칙을 담은 투명한 도시운영 체계를 보여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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