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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1월 2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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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리포트] 전남 ‘풍요 속 빈곤’ 지우지 못한 통계 홍보전

- 전남 경제의 민낯: 생산은 ‘최상위’, 도민 주머니는 ‘평균 이하’ - ‘숫자’보다 ‘지갑’... ‘가계가처분소득’으로 KPI 대전환 시급

 전남도청 전경 자료사진 [저작권자(c)뉴스인피플. 재판매 및 DB 금지] master@newspd.kr
 전남도청 전경 자료사진 [저작권자(c)뉴스인피플. 재판매 및 DB 금지] master@newspd.kr

전라남도가 최근 발표한 ‘2024년 지역소득’ 잠정치를 근거로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전국 4위 달성을 홍보하고 나섰다. 도는 “폭발적 성장”을 강조하며 GRDP 104조 원, 전년 대비 5.2% 성장이라는 수치를 내세웠지만, 통계의 이면에는 물가 상승분을 반영하지 않은 ‘명목 성장의 착시’가 자리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 "폭발적 성장" 홍보…실질 성장률은 3.4%

전남도가 자평한 성장률 5.2%는 명목 기준 수치다. 국가데이터처 원자료에 따르면 전남의 실질 성장률은 3.4%로, 전국 평균(2.0%)보다는 높지만 비수도권 도 지역 평균(2.3%)과의 격차는 크지 않다. 특히 조선‧석유화학 업종의 회복이 전체 성장을 끌어올린 반면, 운수업과 서비스업의 비중 확대 등 최근 산업 구조 변화는 통계 발표에서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

도 관계자는 "산업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전문가들은 “유리한 지표만 선택적으로 인용한 결과”라고 지적한다.

■ ‘개인소득 8위’…도민 체감과 괴리

전남도는 이번 지표에서 ‘개인소득 전국 8위’를 달성했다고 홍보했지만, 실제 개인소득은 전국 평균의 96.3%로 여전히 평균에도 못 미쳤다. 생산 규모는 전국 최상위권이지만 도민들의 주머니 사정은 상대적으로 빈약한 ‘풍요 속의 빈곤’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지역 경제학과 교수는 "전남은 생산 강세와 소득 약세가 공존하는 전형적인 ‘공장 경제의 함정’에 빠져 있다"며 "순위 중심의 홍보보다는 지역 내 부가가치를 도민에게 환원시킬 수 있는 실질 지표 중심의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소득 유출 급감’ 통계의 착시

전남도는 이번 통계에서 소득 유출 규모가 32조 원에서 12조 원으로 감소했다며 ‘출생 기본소득’ 등의 정책 성과라고 홍보했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은 이 수치를 ‘자동 조정 효과’로 분석한다. 이는 생산 증가세 둔화로 인해 역외 유출액이 통계상 축소된 것으로, 대기업 본사가 수도권으로 이익을 이전하는 구조적 문제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단순 생산 지표인 GRDP 대신, 세금과 사회보장기여금을 제외하고 가계가 실제 소비나 저축에 쓸 수 있는 ‘가계가처분소득’을 핵심 성과 지표(KPI)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계가처분소득을 지표로 삼으면 정책의 초점이 달라진다. 명목 성장률(5.2%)과 실질 성장률(3.4%)의 차이에 일희일비하는 대신, 왜 도민들의 소득은 성장을 따라가지 못하는지 ‘구조적 문제’를 직시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최근의 민간소비 정체(1.1%)와 투자 부진(-3.4%)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가처분소득 관리는 필수적이다. 도민의 소비 여력이 확인되어야 내수 활성화 정책의 실효성을 검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 경제 전문가들은 “단순히 전국 몇 위라는 홍보는 데이터의 착시를 일으킬 수 있다”며 “가처분소득을 KPI로 삼아 투명하게 공개할 때, 비로소 지역 재투자나 서비스업 육성 같은 정책들이 도민의 삶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통계의 마법으로 성과를 포장하기보다, 도민의 실질적인 삶의 질을 챙기는 ‘데이터 윤리’와 ‘내실 있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왜 ‘가계가처분소득’이 정책의 해답인가

전라남도가 단순 홍보를 넘어 실질적인 지역 발전을 이루기 위해 가계가처분소득을 중심에 두어야 하는 이유를 세 가지 측면에서 정리했다.

‘착시 현상’ 제거를 통한 현실 직시

GRDP는 지역 내에서 생산된 모든 가치를 포함하므로, 타지로 유출되는 기업의 영업이익까지 성과로 잡힌다. 그러나 가처분소득은 모든 유출입을 조정한 후 ‘도민의 손에 쥐어지는 돈’만 측정한다. 이를 통해 전남 경제가 외형만 큰 것인지, 내실도 알찬 것인지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

선순환 경제 구조의 나침반

가처분소득이 늘어야 도민들이 지역 내 전통시장과 상점에서 소비를 늘린다. 이는 곧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와 지역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의 출발점이다. ‘만원 주택’이나 ‘출생 기본소득’ 같은 전남도의 특색 있는 복지정책들이 실제로 가계의 경제적 부담을 얼마나 줄여줬는지 수치로 증명할 수 있다.

행정의 투명성과 도민 신뢰 확보

명목 수치와 실질 수치를 구분하고, 전국 평균과의 격차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혁신이 시작된다. “GRDP 몇 조 달성”이라는 막연한 목표보다 “도민 가처분소득 전국 평균 100% 돌파”라는 목표가 도민들에게는 훨씬 절실하고 투명한 약속이 된다.

결국 전라남도의 진짜 경제 성장은 숫자의 크기보다 ‘도민의 삶이 얼마나 나아지는가’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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