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진흥청이 단백질 고함량 누에 가공품 ‘홍잠(弘蠶)’의 체중 감소와 지방간 개선 효능을 동물실험과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과학적으로 확인했다. 이번 성과는 비만 인구 증가에 대응하는 새로운 기능성 식품 소재로 주목받는 동시에, 침체된 양잠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비만 대응·농가 소득 증대 목표
이번 연구는 성인 비만율 상승에 따른 건강관리 수요 확대와 양잠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추진됐다. 농촌진흥청은 누에 단백질의 영양학적 우수성에 주목해 체중 조절 및 대사 질환 개선 효과를 지닌 고단백 식품 소재 개발에 나섰다.
단백질 함량 70%…불포화지방산 풍부
홍잠은 누에가 고치를 짓기 직전 단계의 익은누에(숙잠)를 수증기로 찐 뒤 동결건조한 것으로, 단백질 함량이 전체의 70% 이상에 달한다. 주요 아미노산으로는 글리신(10.4%), 세린(6.3%), 알라닌(8.4%) 등이 풍부하며, 지방 성분의 15% 내외는 리놀렌산과 올레산 등 불포화지방산으로 구성돼 있다.
동물실험서 체중 17% 감소
차의과학대학교 연구팀과 공동으로 진행한 전임상 시험에서 홍잠을 섭취한 고지방 식이 비만쥐의 체중 증가율은 일반 비만군 대비 약 17% 감소했다. 간 중성지질은 56.1%, 간 콜레스테롤은 41.8% 줄어드는 등 지방간 개선 효과도 두드러졌다.
연구진은 홍잠이 간세포의 대사 조절 수용체인 GPR35에 작용해 지방 합성을 억제하고 지방 산화를 촉진하는 것으로 확인했다. 홍잠 단백질 내 글리신·세린·알라닌 반복 구조 펩타이드를 세포에 처리한 결과, 지방 함량이 34.9% 감소하는 효과도 관찰됐다.
인체시험서도 체중·BMI 감소
전북대병원과 원광대 전주한방병원이 수행한 인체적용시험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 성인 72명이 12주간 홍잠 분말 1.2g을 섭취한 결과 평균 체중이 0.9kg(-1.1%), 체질량지수(BMI)가 0.3kg/㎡(-1.1%) 감소했다. 특히 비만형 지방간 그룹에서 유의미한 개선 효과가 나타났으며, 간 기능 이상 반응은 관찰되지 않았다.
유전자 판별로 국산 품종 보호
농촌진흥청은 홍잠 원료인 숙잠의 품질과 원산지 판별을 위한 유전자 마커 기술도 개발 중이다. 국내 누에 생산은 주로 경북 지역에 집중돼 있으며, 홍잠 산업화가 본격화되면 지역 양잠농가의 소득 증대와 산업 구조 다변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건강기능식품 원료 인증 추진
농촌진흥청은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특허를 출원했으며, 향후 산업체와 협력해 홍잠의 기준 규격과 안전성·기능성 평가 자료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건강기능식품 공전 등재를 추진하고, 자동화 사육 기술과 전용 품종 개발을 통해 원료 공급 기반도 강화할 방침이다.
방혜선 농촌진흥청 농업생물부장은 “홍잠의 체중감소 및 지방간 개선 효과와 안전성이 객관적으로 입증됐다”며 “기능성 식품 산업화로 양잠 산업 부흥과 국민 건강 증진을 동시에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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