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부터 전기차 구매 시 고가의 배터리 가격을 제외한 ‘차체’만 구입하고, 배터리는 매달 사용료를 내며 빌려 쓰는 ‘배터리 구독 서비스’가 본격적인 실증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전기차 초기 구매 가격이 현재보다 약 40%가량 낮아져 전기차 대중화의 문턱이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5월 11일 ‘제8차 모빌리티 혁신위원회’를 열고 전기차 배터리 구독 서비스와 광주 자율주행 실증 등 총 16건의 규제 특례(규제 샌드박스) 안건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의결을 통해 기존 규제로 도입이 어려웠던 혁신 기술들이 최장 4년간 시장에서 시험 및 검증될 기회를 얻게 됐다.
가장 눈에 띄는 안건은 현대자동차 등이 신청한 ‘전기차 배터리 소유권 분리 기반 구독 서비스’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상으로는 차체와 배터리의 소유권을 분리하여 등록하기 어려웠으나, 이번 실증특례 부여로 소비자가 리스사로부터 배터리를 빌려 쓰는 모델이 가능해졌다. 배터리는 전기차 가격의 약 40%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으로, 구독 서비스가 도입되면 소비자의 초기 구매 부담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리스사가 회수한 배터리를 재이용함으로써 자원 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전문적인 배터리 관리를 통해 안전성을 높이는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된다. 국토부는 소유권이 분리되더라도 제작자의 리콜 및 무상수리 등 소비자 보호 의무는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되도록 철저히 관리할 방침이다. 해당 서비스는 준비 과정을 거쳐 올해 10월부터 현대 전기차 2,000대를 대상으로 우선 추진될 예정이다.
자율주행 분야의 규제 혁신도 속도를 낸다. 광주 자율주행 실증도시에 투입되는 전용 차량 200대에 대해 복잡한 '자기인증' 절차 없이 임시운행 허가를 신청할 수 있는 특례가 부여됐다. 그간 연구·개발용 차량은 양산차와 같은 인증을 받기 어려워 도로 주행에 제약이 많았으나, 이번 조치로 레벨4 자율주행 기술 실증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또한, 도로 위 사고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을 위해 자율주행 현장대응 차량을 '긴급자동차'로 지정하여 운영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이 밖에도 교통안전과 민생 편의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가 실증에 포함됐다. 고령 운전자 등의 사고 예방을 위해 페달 오조작 시 급가속을 차단하는 장치의 실증이 허용되었으며,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과 장애인을 위한 '교통약자 맞춤 동행 서비스'도 특수개조 차량을 통해 운영될 예정이다. 아울러 택배차나 1톤 이하 화물차의 사고·고장 시 유휴 차량을 대여해주는 프로그램 등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 서비스도 대거 의결됐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번에 의결된 안건들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안전하고 편리한 미래 모빌리티 환경을 구현하기 위한 핵심 과제들이다"라며 "실증 과정에서 나타나는 소비자 반응과 쟁점을 면밀히 검증하고, 관계부처와 협력해 합리적인 제도 정비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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