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특별법 국회 통과를 기점으로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지도가 수도권에서 남부권으로 재편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라남도는 풍부한 전력과 용수, 재생에너지 기반을 앞세워 국가 반도체 클러스터 지정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 제도적 뒷받침 마련… 수도권 일극 체제 정면 돌파
지난 1월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반도체 특별법)’은 전남도가 추진하는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 구상에 강력한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 특별법은 반도체를 국가 핵심 전략산업으로 명시하고, 국가와 지자체가 전력·용수·도로 등 필수 기반시설을 직접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담고 있다. 특히 예비타당성조사 우선 선정 및 면제 특례, 대통령 직속 전담기구 설치 등 파격적인 지원책이 포함되어 있어, 그간 수도권에 집중되었던 산업 생태계를 지방으로 분산할 수 있는 최적의 여건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 ‘전력·용수·RE100’… 전남만이 가진 압도적 경쟁력
전남도가 수도권의 대항마로 부상하는 이유는 반도체 제조의 필수 3요소인 전력, 용수, 그리고 재생에너지(RE100) 확보 능력 때문이다.
현재 수도권은 송전망 포화로 인한 전력 공급 차질과 용수 여유분 부족(0.9%)이라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 반면, 전남 서부권은 영암호와 금호호, 영산강 등을 통해 하루 130만 톤 이상의 풍부한 용수 공급이 가능하다.
에너지 측면에서도 독보적이다. 전남과 광주는 공동으로 추진 중인 태양광 및 대규모 해상풍력 단지를 통해 총 17.5GW 규모의 재생에너지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강력히 요구하는 RE100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대안으로 꼽힌다.
■ 광주·전남 아우르는 ‘삼축 클러스터’ 청사진
전남도는 광주시와 손잡고 지역별 특화 기능을 연결하는 ‘반도체 삼축 클러스터’ 모델을 구체화하고 있다.
ㆍ광주권: 인재 양성과 연구개발(R&D) 중심지
ㆍ전남 서부권: 대규모 전력과 용수를 바탕으로 한 첨단 생산 거점
ㆍ전남 동부권: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및 미래 융합산업 거점
이 구상은 설계부터 제조, 소부장까지 반도체 생태계 전반을 초광역 권역 내에서 완결하는 ‘남부권형 모델’이다. 전남도는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 2026년 상반기 착수를 목표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용역’을 추진, 국가 지정 및 글로벌 팹(Fab) 유치를 위한 종합 전략을 수립할 방침이다.
김기홍 전남도 전략산업국장은 “반도체 특별법은 전남이 광주와 함께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는 제도적 토대”라며, “RE100 국가산단과 첨단 패키징 클러스터를 연계한 삼축 체제를 완성해 인구 400만 시대의 전남·광주 경제 공동체를 견인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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