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적인 생활 공간에서 자신도 모르게 노출되는 간접흡연이 폐암을 비롯한 각종 중증 질환의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특히 직접적인 연기 노출뿐만 아니라 흡연자의 옷이나 숨결을 통해 유해 물질에 노출되는 ‘3차 흡연’의 위험성도 제기되어 시민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질병관리청(청장 임승관)은 간접흡연의 폐해를 과학적으로 분석한 ‘2025년 담배폐해 기획보고서’를 31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국내외 연구 문헌 529건을 체계적으로 분석해 간접흡연의 위해성을 총망라했다.
■ 폐암·뇌졸중 위험 급증…임신부·태아에도 치명적 보고서에 따르면 간접흡연 노출군은 비노출군에 비해 폐암 발생 위험이 최대 1.4배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출 기간이 길수록 위험도가 증가하는 ‘용량-반응 관계’가 뚜렷하게 관찰되었다.
암뿐만이 아니다. 간접흡연은 허혈성 심질환(1.27배), 뇌졸중(1.23배), 만성폐쇄성폐질환(1.66배) 등 심뇌혈관 및 호흡기 질환의 발생 위험을 유의미하게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쳐 간접흡연 노출 시 우울증 교차비가 1.32배 상승한다는 연구 결과도 포함됐다.
임신부와 영유아에게는 더욱 치명적이다. 간접흡연에 노출된 임신부는 저체중아 출산 위험이 3.41배나 높았으며, 사산(1.46배) 및 신생아 사망(1.22배) 위험도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 “나도 모르게 노출”…3차 흡연 및 신종 담배 경계해야 이번 보고서에서 주목할 점은 ‘3차 흡연’의 위험성이다. 직접 담배 연기를 맡지 않더라도, 흡연이 이루어졌던 공간의 벽지, 가구 등에 흡착된 물질이나 흡연자의 숨결, 옷에 남은 유해 성분에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다.
실제로 가정, 직장, 차량 등 다양한 실내 환경에서 니코틴과 초미세먼지는 물론, 발암물질인 ‘담배특이 니트로사민(TSNAs)’과 중금속 등이 검출되어 일상 속 노출이 심각한 수준임이 드러났다.
■ “별도 흡연구역 없는 ‘완전 금연’ 정책 필요” 질병청은 현재 우리나라가 단계적으로 금연구역을 확대하고 있으나, 간접흡연을 완전히 차단하기 위해서는 실내에 별도의 흡연실을 두지 않는 ‘완전한 실내금연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스페인과 아일랜드 등 일부 선진국에서는 이미 실내 공공장소나 사업장 내 흡연구역 설치를 금지해 사망률 감소 등의 긍정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흡연은 개인의 선택을 넘어 주변 사람의 건강까지 위협하는 행위”라며 “이번 보고서가 간접흡연에 대한 경각심을 깨우고 관련 규제 정책을 강화하는 과학적 근거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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