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2026년부터 기초생활보장제도를 대대적으로 개편한다. 단순히 지원 금액을 올리는 것을 넘어, 그간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을 받아온 재산 산정 기준과 청년 지원책을 파격적으로 수정했다. 이번 개편으로 달라지는 저소득층의 삶을 사례와 함께 심층 분석했다.
# 사례 1: "일할수록 손해였는데…" 청년 자립의 꿈
취업 준비생 김민수(31) 씨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월 150만 원을 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민수 씨는 30대가 되었다는 이유로 '청년 추가 공제' 대상에서 제외되어 소득 대부분이 산정액에 반영됐고, 이로 인해 생계급여 수급자에서 탈락할 위기였다. 하지만 2026년 개편안에 따라 민수 씨는 계속해서 수급 자격을 유지하며 자립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 사례 2: "똥차 한 대가 발목 잡더니…" 다자녀 가구의 희망
두 자녀를 키우는 이영희(42) 씨는 10년 된 2,000cc 중고 승합차 때문에 그간 생계급여를 받지 못했다. 차량 가액 400만 원 전체가 월 소득으로 잡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부터 '2자녀'도 다자녀로 인정받고 소형 승합차 기준도 완화되면서, 영희 씨네는 차량을 보유하고도 월 100만 원 이상의 생계급여를 새롭게 지원받게 됐다.
2026년 기초생활보장제도 개편은 기준 중위소득을 역대 최대 수준으로 올리고, 청년·다자녀·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생명줄’ 개편으로 평가된다. 기준 중위소득 인상과 함께 자동차·재산 기준을 현실화하고, 국가배상금 수령자까지 보호하는 특례까지 도입되며, 복지 사각지대 해소와 제도 내실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 핵심 골자다.

1. 역대급 ‘기준 중위소득’ 인상… 4인 가구 200만 원 시대
2026년 기준 중위소득은 4인 가구 기준 월 649만 4,738원으로, 전년 대비 6.51% 인상되며 역대 최고 인상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생계급여 선정기준도 대폭 상향돼, 소득이 없는 4인 가구는 월 207만 8,316원의 생계급여를 받게 되어, 사상 처음으로 ‘생계급여 200만 원 시대’가 열렸다.
특히 기초생활보장 수급가구의 74%를 차지하는 1인 가구는 7.20% 인상(256만 4,238원)을 적용받아, 생계급여 선정기준도 76만 5,444원에서 82만 556원으로 6만 원 가까이 올랐다. 실제 지급액은 가구 소득인정액에서 선정기준을 차감한 금액이므로, 소득이 전혀 없는 1인 가구는 월 82만 원 이상을 받게 된다.
2. 청년·일자리 중심 복지… 근로소득 공제 대폭 확대
정부는 일하는 빈곤층이 복지에서 ‘탈수급’할 수 있도록 청년층 근로소득 공제를 대폭 강화했다. 기존 29세 이하였던 근로소득 추가 공제 대상이 「청년기본법」상 청년 연령(19~34세) 기준에 따라 34세 이하로 확대됐다.
또한 추가 공제액도 40만 원에서 60만 원으로 인상돼, 34세 이하 청년은 ‘60만 원 + 근로소득의 30%’를 공제받는다. 예를 들어 월 100만 원을 버는 30세 1인 가구는 2026년부터 소득인정액이 28만 원으로 줄어, 생계급여를 약 54만 원 받을 수 있게 된다.
이 조치는 일정 수준의 소득이 있어도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는 여지를 넓혀, 청년층의 자립을 유도하는 ‘탈수급’ 유도책으로 설계됐다.
3. 자동차·재산 기준 현실화… 다자녀·소상공인 보호
가장 큰 불만이었던 자동차 재산 기준이 대폭 완화됐다. 기존에는 배기량 1,000cc 미만, 차량가액 200만 원 미만인 승합·화물차만 일반재산 환산율(월 4.17%)을 적용받았지만, 2026년부터는 소형 이하 승합·화물차(10년 이상 또는 500만 원 미만)로 기준이 현실화됐다.
또한 다자녀 가구 기준도 자녀 3인 이상에서 2인 이상으로 완화돼, 자녀가 둘인 가구도 7인승 이상 승용차(2,500cc 미만, 10년 이상 또는 500만 원 미만)에 대해 일반재산 환산율을 적용받을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해 낡은 트럭이나 7인승 차량 하나 때문에 수급에서 탈락하는 ‘억울한 사례’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토지 재산 기준도 25년 만에 개편된다. 그동안 토지 재산은 공시가격에 지역별 토지 가격 적용률을 곱해 산정했지만, 2026년부터는 공시가격을 그대로 반영해 주택과 토지 간 형평성을 높이고, 행정의 투명성과 단순성을 강화한다.
4. ‘송파 세 모녀’ 비극 막는 국가배상금 특례
형제복지원, 제주 4·3사건 등 과거 국가의 불법행위로 피해를 입은 수급자가 배상금이나 보상금을 받은 후, 일시금이 재산으로 잡혀 수급 자격을 잃는 불합리한 사례가 반복돼 왔다.
이번 개편으로 2026년부터는 국가 불법행위 피해자로서 배상금 등 일시금을 지급받은 수급자가 포함된 가구에 대해, 해당 일시금을 3년간 재산 산정에서 제외하는 특례가 신설된다. 이는 배상금을 받고도 당장의 생계를 위협받는 모순을 해소하고,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는 제도적 보완 조치로 평가된다.
5. 깐깐해진 사후 관리… ‘복지 부정’ 뿌리 뽑는다
혜택을 확대하는 만큼 부정수급에 대한 관리도 강화된다. 생계급여 부정수급 환수 금액이 1,000만 원 이상일 경우, 반드시 고발하도록 지침 기준을 상향(기존 300만 원 이상 → 1,000만 원 이상)하고, 반기별 고발 실적을 점검해 제도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높인다.
또한 ‘갭투자’ 방지를 위해 임대보증금 부채 공제도 강화된다. 주택·상가 등을 여러 채 보유한 경우, 임대보증금 부채는 보유 주택 중 단 1채만 인정해, 다주택 보유자가 부채 공제를 통해 수급자로 선정되는 편법을 차단한다.
6. 본지 분석: 4만 명 신규 유입, 그러나 ‘체감형’ 복지로는 부족
정부는 이번 개편으로 약 4만 명이 신규로 생계급여를 받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기준 중위소득 인상(6.51%)과 함께 자동차·재산 기준 완화, 청년 근로소득 공제 확대 등이 맞물려, 기존에는 수급 대상에서 벗어났던 ‘임계선’ 가구들이 제도의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된 결과다.
특히 1인 가구(7.2% 인상)와 4인 가구(6.51% 인상) 중심의 생계급여 인상은 저소득 1인 가구, 다자녀 가구, 소규모 자영업자 등에 실질적인 ‘생명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재산 기준 완화(소형 승합·화물차 500만 원 미만, 다자녀 2인 이상)는 농어촌·지방 소상공인과 장애인 가구의 사각지대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7. 전망: ‘촘촘한 안전망’ vs ‘물가 상승’ 간 갭
정부는 이번 개편을 “단순한 예산 확대를 넘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촘촘한 안전망”으로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2026년 기초생활보장 예산은 전년 대비 약 10% 증가하며, 생계·주거·교육급여 인상, 청년 근로소득 공제 확대, 자동차 재산 기준 완화 등이 함께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본지 분석에 따르면, 이번 인상폭은 최근의 물가 상승 속도를 따라잡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5년간 식비는 약 40%, 외식비는 지속 상승세이며, 월세와 공공요금(전기·가스·수도)도 빠르게 오르고 있어, 수급자들이 생계급여 인상분을 ‘실제 생활 수준 향상’으로 체감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또한, 정부가 과거에 제시했던 ‘생계급여 기준을 중위소득의 35%까지 단계적으로 상향’하는 목표는 2026년까지 달성되지 못하고 장기 과제로 밀려난 점도, ‘체감형 복지’로 전환하기 위한 한계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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