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국민 대다수가 개인정보 보호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으며 인공지능(AI) 기술이 일상에 미치는 영향력을 높게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정작 현장의 개인정보 보호 전담 인력은 기관당 1명에도 못 미치는 0.3명 수준에 불과해, 인식과 실행 역량 사이의 괴리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위원장 송경희)는 1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 개인정보보호 및 활용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공공기관 1,200개, 민간기업 6,000개, 국민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되었으며, 특히 AI 기술 확산에 따른 실태 파악 문항이 새롭게 추가됐다.
■ 인식은 ‘우수’, 권리 실천은 ‘미흡’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개인정보 보호 중요성 인식도는 성인 93%, 청소년 95.7%로 매우 높은 수준을 보였다. 특히 AI 기술이 일상에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은 성인 81.1%, 청소년 90.4%에 달해 기술 변화에 따른 민감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실제 권리 행사 역량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개인정보 열람 및 삭제 등 정보주체의 권리를 인지하고 있는 비율은 성인 37.4%, 청소년 38.5%에 그쳐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은 자신의 권리를 어떻게 행사하는지 알지 못했다. 서비스 이용 시 개인정보 처리 동의 내용을 확인하는 비율은 성인 54.4%, 청소년 47.7%로 조사됐다.
■ 민간기업 보안 체계 ‘허술’… 인력난 심각
개인정보 처리자 측면에서는 공공과 민간의 편차가 두드러졌다. 개인정보 유출 대응 매뉴얼 수립 여부의 경우 공공기관은 96.4%에 달했으나, 민간기업은 전체의 5.0%에 불과해 유출 사고 대응 체계가 매우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종사자 300인 이상 대기업의 수립률도 43.5% 수준에 머물렀다.
현장의 가장 큰 걸림돌은 ‘인력 부족’이었다. 개인정보 보호 전담 인원은 공공기관 평균 0.29명, 민간기업 평균 0.34명으로 집계되어 사실상 1명이 여러 기관을 담당하거나 겸직하는 열악한 구조임을 시사했다. 기관들은 주요 애로사항으로 인력 부족(공공 50.5%, 민간 40.3%)과 절차의 복잡성(공공 51.4%, 민간 33.5%)을 꼽았다.
■ ‘보호’ 넘어 ‘안전한 활용’으로 정책 수요 변화
향후 필요한 정책에 대해서는 과거 ‘보호 기술 보급’을 선호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보호와 활용을 함께 고려한 정책’(공공 47.9%, 민간 31.4%)에 대한 수요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AI 시대를 맞아 데이터를 안전하게 쓰면서도 산업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서정아 개인정보위 기획조정관은 “국민의 인식은 높으나 현장의 인력 여건과 정보주체의 권리 행사에 대한 이해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며 “AI 확산에 대응해 보호 기반을 강화하는 동시에 데이터를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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