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13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광주·전남 행정통합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추진 경과 및 앞으로의 일정에 대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전남도청제공]](/wp-content/uploads/2026/09/850_865_1311.jpg)
광주·전남 행정통합을 본격 추진 중인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광주·전남 27개 시군구 모두가 혜택을 보는 균형발전의 길을 열겠다”며 속도감 있는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13일 오전 도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 지사는 “이재명 대통령의 ‘속도가 경쟁력’이라는 행정철학을 믿고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며 “2월 말 특별법 통과를 목표로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광주·전남 행정통합은 단순한 지역 합병이 아닌, 지방연방제 실현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든 시군 공청회 열어 주민의견 반영”… 속도전에도 ‘절차 정당성’ 강조
김 지사는 “1월 말까지 27개 시군에서 공청회를 통해 주민 의견을 듣고, 이를 특별법에 충실히 반영하겠다”며 “국회 심의 과정에서도 중간 보완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절차적 논란에 대해 “행정통합은 법률 절차에 따라 추진된다. 특별법 통과 자체가 정당성을 부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주민투표 여부에 대해선 “현행법상 의회 의견 청취가 우선이며, 주민투표는 관계 부처 판단에 따른다”며 “시간상 투표는 어렵지만 의회 의견을 반드시 들을 것”이라 밝혔다.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13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광주·전남 행정통합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추진 경과 및 앞으로의 일정에 대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전남도청제공]](/wp-content/uploads/2026/09/850_866_147.jpg)
“정치 아닌 지역의 미래 선택”… 대통령의 직접 제안이 전환점
‘갑작스런 통합 추진’ 배경을 묻는 질문에는 “정치적 득실을 떠난 결단이었다”고 선을 그으며, “대통령께서 호남에 대한 특별한 보상을 하고 싶지만, 다른 지역 형평성 문제로 직접적인 예산 지원에는 한계가 있지만 행정통합을 하면 보다 큰 지원이 가능하다고 하셨다”며 “그 말이 통합 추진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통합은 산업적 시너지 창출, 인구 감소 대응,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실질적 목표를 위한 것”이라며 “반도체, 에너지, AI 산업을 중심으로 대기업을 유치해 전체 지역이 골고루 혜택을 보게 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에너지-농업 융합 전략… “청년 농촌 유입까지 노린다”
김 지사는 “특별법 통과 후 에너지 관련 권한을 중앙정부로부터 이양받아 공공주도형 개발체제를 확립하겠다”며 “영농형 태양광 확대를 통해 농촌 소득을 높이고, AI 기반 스마트농업으로 청년농이 돌아오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제시했다.
또 “전남 여론의 절반 이상이 행정통합에 찬성하고 있다"며 "이는 SK 글로벌 AI데이터센터, 삼성SDS 국가 AI컴퓨팅센터, 인공태양 연구시설 유치 기대감 덕분”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재명 대통령께 ‘임기 내 가시적 성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며 “대통령이 물 문제를 걱정하셔서 전문가 데이터로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속도전의 명암”… ‘국가 미래형 광역모델’ vs ‘정치적 노림수’
정치권과 전문가들은 이번 행정통합을 두고 경제적 효과와 정치적 의도를 절묘하게 섞은 ‘속도전형 통합’으로 진단한다.
행정통합 추진의 명분은 분명하다. 수도권 과밀화, 지방 소멸 위기 속에서 광주·전남이 공동경제권을 형성해 ‘남부 광역산업 메가시티’를 구축한다는 청사진이다. 정부 또한 반도체·에너지·AI 중심의 국가산업벨트를 남부까지 확장하며 국토 균형발전을 꾀하고 있다. 이는 김 지사 발언처럼 “지역 미래를 위한 선택”이라는 구상과 맞닿아 있다.
그러나 시기적 문제는 논란이다. 공청회 마무리(1월 말) 후 한 달 내 특별법 통과를 목표로 하는 ‘속도 추진’은 공론화 부족 우려를 키운다. 전국적 자치단체 통합 중에서도 이처럼 신속한 입법 추진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정치적 해석도 불가피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호남을 향해 “특별한 보상” 의지를 드러낸 시점은 2026년 총선을 앞둔 상황과 겹친다. 여야 모두 호남 민심의 향배를 주시하는 가운데, 이번 행정통합이 ‘정책형 통합’이라기보다 ‘정치형 이벤트’로 비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정통합이 현실화될 경우 광주·전남 지역의 산업지형은 크게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 중심의 AI 클러스터, 여수·순천의 에너지벨트, 나주·함평의 농촌형 신재생 산업까지 연계되면, ‘전남형 균형발전 모델’이 전국 다른 광역지자체에도 파급력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핵심은 내용이다. 지역사회가 공감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없이 ‘속도전’만 강조된다면, 이번 행정통합 논의는 지역 갈등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 지역정계의 공통된 견해다.
광주·전남 행정통합은 단순히 행정 단위를 넘는 문제다. 지역 균형발전, 산업정책, 중앙-지방 권한 구조 등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미래를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다. 이번 통합이 정치적 이벤트로 끝날지, 새로운 지역발전 모델로 확장될지는 결국 ‘속도의 정치’와 ‘내용의 철학’ 중 어느 쪽이 더 설득력을 얻느냐에 달렸다.
0개의 댓글
회원로그인댓글은 로그인한 회원만 작성할 수 있습니다.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