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에서 공무원 사칭 ‘빌드업형’ 대리구매 사기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지역 소상공인들을 중심으로 비상이 걸렸다.
여수시에 따르면 최근 시청 회계과 직원을 사칭한 일당이 지역 서점 운영자를 상대로 심장 제세동기 대리 구매를 요구해 약 1억 원을 가로챘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문화예술과 직원을 사칭한 인물이 불꽃축제용 음료를 대신 구매해 달라고 속여 김밥집 업주로부터 600만 원을 편취한 사건도 발생했다. 시는 이 밖에도 가구점 등 다른 업종에서도 유사한 문의가 접수된 점을 들어, 동일 수법의 추가 피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 ‘빌드업형’ 사기의 특징
이번 범행은 위조 명함이나 공문서를 내세워 한두 차례에 그치던 기존 수법과 달리, 실제 소액 거래를 반복하며 신뢰를 쌓은 뒤 고액 대리 구매를 요구하는 이른바 ‘빌드업형’ 수법이 핵심이다. 회계과 사칭범은 공용 물품을 대신 구매해주면 대금과 수수료를 지급하겠다며 접근해 수백만 원대 소액 거래를 여러 차례 실제로 결제했고, 이후 1억 원 상당 제세동기를 특정 업체 계좌로 송금하도록 유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예술과 사칭범 역시 음식 주문을 통해 거래 관계를 만든 뒤, 축제용 음료를 대신 사 달라며 수백만 원대의 대금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이어갔다.
여수시는 이번 사례가 복지 사업뿐 아니라 환경·안전, 사무실 이전 등 내부 행정 정보를 넓게 악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범죄의 고도화와 지능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 전국 확산되는 공무원 사칭 대리구매 사기
여수 사례는 지역에 국한된 특이 사건이 아니라, 최근 전국적으로 확산 중인 공무원 사칭 대리구매 사기의 한 양상이라는 공통점도 드러난다. 서울시 120다산콜에는 지난해 공무원 사칭 관련 상담이 375건 접수됐으며, 이들 대부분이 위조 명함·허위 공문을 내세워 인테리어, 유통, 음식점, 전기공사 등 중소상공인을 상대로 물품 대리 구매를 요구하는 수법으로 확인됐다.
부산에서는 소방공무원 명함을 위조한 뒤 “심실 제세동기를 대신 구매해 달라”며 가짜 업체 계좌로 대금을 송금받는 사례가 보고되는 등, 제세동기를 미끼로 삼는 대리구매 사기가 각 지역에서 반복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감사 대응, 예산 부족, 향후 수의계약 보장 등을 내세워 압박·호소·유인형으로 피해자를 흔드는 공통된 패턴에 주목하며, 중소상공인 대상 맞춤형 예방 홍보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 여수시의 대응과 당부
여수시는 이번 사안을 엄중한 재난 수준의 민생 침해로 보고 전 부서 직원에게 사례를 공유하는 한편, 나라장터 공지사항 게시, 공식 SNS·누리집 안내, 이·통장 회의 자료 배포, 마을 방송 등 모든 채널을 동원해 긴급 홍보에 나섰다. 특히 시는 지역 상공인 단체와도 협조체계를 구축해 “대리 구매·개인 계좌 송금 요구는 무조건 사기 의심”이라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알릴 방침이다.
여수시 관계자는 “공무원은 어떤 경우에도 민간인에게 물품 대리 구매를 맡기거나 개인 계좌로 송금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관용 전화번호가 아닌 휴대전화, 관공서 이메일이 아닌 일반 이메일로 연락이 오면서 선입금을 요구한다면 즉시 전화를 끊고 해당 부서에 사실 여부를 교차 확인해 달라”며, “조금이라도 이상하다고 느끼면 지체 없이 112에 신고해 더 큰 피해를 막아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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