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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1월 2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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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리포트

[심층리포트] 사라지는 마을, 멈춘 시간… 전남의 인구 지도가 붕괴되고 있다

- 178만 붕괴 기로, 인구 39.4%가 초고령층 - 13개 시군 소멸 고위험군 진입, 순천·광양 유일한 ‘증가 지역'

전남 순천시 전경  [저작권자(c)뉴스인피플. 재판매 및 DB 금지] master@newspd.kr

 전라남도의 인구 지도가 극심한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2025년 현재 전남의 총인구는 178만 명선이 무너질 위기에 놓였으며, 22개 시군 중 절반이 넘는 13곳이 ‘인구 소멸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지난 20년 전만 해도 200만 명을 웃돌던 전남의 인구는 불과 한 세대 만에 구조적 감소와 초고령화의 늪에 빠졌다. 산업과 교육, 정주 여건의 격차가 인구의 흐름을 양극단으로 갈라놓고 있다.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전남…“양보다 질의 붕괴”

전남의 인구 감소는 단순한 숫자의 하락이 아니라, ‘질적 붕괴’에 가깝다. 2025년 10월 기준 전남의 총인구는 1,780,646명. 불과 10년 사이 약 12만 명이 줄었다. 여기에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이 39.4%에 달해 전국 최고 수준의 초고령화 지역으로 진입했다.

순천시(28%)와 광양시(27%)를 제외하면 도내 20개 시군이 모두 ‘초고령사회(20% 이상)’ 기준을 훨씬 넘어섰다. 특히 청년층의 급격한 유출로 인해 야기된 ‘인구 소멸 고위험 지역(가임 여성 인구가 고령 인구의 절반 미만)’은 10년 전 1곳에서 올해 13곳으로 폭증했다.

지역 인구 연구자인 지역 대학 A교수는 “전남의 인구 위기는 단순한 출산율 저하 문제가 아니라 산업과 일자리, 의료 접근성의 불균형으로 인한 구조적 이탈”이라며 “지금 세대의 인구 구조를 방치한다면 2030년대에는 행정 존속이 불가능한 시군이 실제로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남 목포시 전경  [저작권자(c)뉴스인피플. 재판매 및 DB 금지] master@newspd.kr
전남 목포시 전경  [저작권자(c)뉴스인피플. 재판매 및 DB 금지] master@newspd.kr

 동부권만 지킨 ‘버팀목’…서남권은 인구 블랙홀

전남의 인구 지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명확한 두 얼굴이 드러난다. 광주권과 가까운 순천·광양은 인구 유입의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는 반면, 서남권 대부분은 급속한 자연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순천시는 27만6,329명으로 전남 최대 도시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호남선·경전선 등 교통망 확충, 교육 인프라, 청년 정주 여건 개선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광주와 광양 사이의 인구 허브 역할을 수행 중이다.

광양시는 포스코 광양제철소를 중심으로 한 기간산업이 여전히 인구를 지탱한다. 제조·물류·항만 산업단지가 유지되며 주변 농어촌에서 고용 인력이 꾸준히 유입됐다.

하지만 이 두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은 인구 급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고흥·보성·진도·신안 등 농어촌 지역은 고령화율이 40%를 넘어섰고, 청년층 유출로 인해 사회적 감소가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진도군의 경우 인구 2만5천 명 선이 무너졌으며, 15세 이하 청소년 인구 비중이 7%에도 미치지 못한다. 인구 재생산 역량이 사실상 소멸된 셈이다.

목포시와 여수시도 활력을 잃었다. 목포는 순천·광양권과 광주권으로의 인구 이동이 본격화되며 인구 22만 명대에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수는 석유화학단지가 버티고 있으나, 산업 인력의 고령화와 주거비 상승이 맞물려 인구 유출이 지속 중이다.

“균형발전 없이 재생 없다”…전문가들, 산업 특구 지정 촉구

전남의 인구 위기는 단순한 출산 지원이나 귀농·귀촌 사업만으로는 되돌리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지역경제전문가 B씨는 “순천과 광양만이 인구를 유지하고 나머지 지역이 몰락하는 구조는 지난 수십 년간 거점 중심 개발이 초래한 결과”라며 “이제는 소멸 고위험 지역 13곳을 중심으로 특정 산업 유치 특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이어 “청년층이 머물 만한 양질의 공공 일자리와 돌봄·의료 인프라가 없는 상태에서 지방소멸 대책은 단기 처방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전라남도는 인구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귀농·귀촌 지원금 확대, 청년 주거비 지원, 지역활력 타운 조성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실효성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전남도의 한 관계자는 “정책 참여자의 상당수가 일시적 주소 이전을 통해 혜택을 받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지속 가능한 정착 여건 마련이 시급하다”고 토로했다.

전남 광양시 전경  [저작권자(c)뉴스인피플. 재판매 및 DB 금지] master@newspd.kr
전남 광양시 전경  [저작권자(c)뉴스인피플. 재판매 및 DB 금지] master@newspd.kr

지방 소멸 1순위의 오명…돌파구는 ‘생활권 재설계’

통계청은 지난해 전남의 합계출산율을 0.76명으로 집계했다. 이는 전국 평균(0.88명)보다도 낮은 수치로, 이미 정주 기반이 무너진 농어촌 지역에서는 다음 세대의 인구 재생산이 사실상 멈춰 섰음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기존 행정 구역 중심의 인구 정책을 넘어, 권역별 ‘생활권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순천대 김 교수는 “광양만권은 청년층을, 서남권은 고령층 정주 기반을 강화하는 이원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지역 간 의료, 교통, 일자리 접근성을 묶은 ‘생활 기반 네트워크’ 구축 없이는 전남의 인구 구조를 되돌릴 수 없다”고 말했다.

지속적인 산업기반 확충과 공공 인프라 강화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전남은 향후 10년 내 ‘지방 소멸 1순위’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방 소멸의 시계를 되돌리기 위한 전남의 대응이, 이제 지역 생존의 시험대 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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